오래된 청춘 1편_청춘소나타 제갈삼(91)

(방송 당시) 91세, 누가 봐도 할아버지다. 그러니 지하철역만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엘리베이터부터 찾는다. 허리도 무릎도 전만 못하니 가끔 쉬어도 간다. 하지만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노인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손가락 마디마디에 힘이 실리고, 페달을 구르는 발에 패기마저 느껴진다. 지난해 구순을 넘긴 피아니스트, 제갈삼. 사범대를 졸업해서 음악선생님으로 수십 년 교편을 잡았고, 1991년 교수로 정년퇴임을 했지만 피아노 연주자로는 여전히 현역이다. 개인 연주회는 물론, 실내악단, 오케스트라와 함께 쉼 없이 무대에 오르는 피아니스트, 젊은 날엔 시대의 아픔을 오선지에 옮긴 작곡가이기도 하다. 한 오케스트라의 초청으로 자신의 곡을 들고 또 한 번 무대에 서기로 했다. 20대 청춘들과 하나의 멜로디를 만들어가는 ‘오래된 청춘’은 말한다. ‘나이 드는 것은 서글픈 것만이 아니라 한 차원 더 성숙해지는 것’ 구순의 피아니스트는 오늘도, 청춘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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