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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가을이 오기 전에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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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TV

노래 이야기

한국 외국어대학교 정보기록학 연구소의 논문 중에 우리나라 가을 노래를 분석한 결과가 있는데요. 가을에 발표되고 사랑 받는 노래들을 살펴보면, ‘이별’이 주제인 비율이 가장 높고요. 다음으로 ‘사랑의 그리움’과 ‘사랑의 슬픔’을 노래한 곡들이 많았다고 해요.

물론, 개인의 취향이나 경험에 따라서 선호하는 노래가 다르겠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찬 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달력을 보면서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젖게 되고, 이별과 그리움을 노래한 곡들을 들으면서 허전한 마음을 달랬는데요. 원래 아름다운 것을 보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법이죠. 그러다보니, 아름다운 풍경과 고운 단풍이 물든 가을이 되면, 서로 사랑하면서 함께 공유했던 시간과 추억들이 몹시도 그립고 애틋해지고요. 그래서, 가을에는 애틋하고 쓸쓸하고 그리움 가득한 노래들이 전통적으로 사랑 받아 왔습니다.

1969년 이영숙 선배님이 발표한 ‘가을이 오기 전에’도 가을이면 어김없이 사랑받았던 이별노래인데요. 이영숙 선배님은 1968년 ‘아카시아의 이별’로 데뷔해서 신인가수지만 풍부한 음색과 노래실력을 인정받았고요. 비음이 섞인 약간의 허스키와 풍부한 성량, 그리고 힘 있고 시원한 목소리로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면서 ‘꽃 목걸이’,‘그림자’ 등의 노래들이 연달아 히트 시켰고,동갑이었던 김부자, 조미미, 장미화, 김세레나, 이숙 선배님과 함께 ‘돼지띠 클럽’을 만들어서 자선활동을 펼치며 월남으로 위문 공연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영숙 선배님의 ‘가을이 오기 전에’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노래로 가을의 행복을 기대하며 여름을 보냈지만, 결국 가을이 오기 전에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원히 함께할 거라 소망 하면서 행복을 꿈꾸며 가을을 기다렸지만, 결국 능금이 빨갛게 익기 전에 사랑은 끝나버리고, 허무함과 슬픔만 남은 심정은 애틋하고요. 한번쯤 이별해본 사람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드는 노래가 바로 ‘가을이 오기 전에’입니다.


”지난 여름 능금이 익어갈 때
우리는 꿈꾸었지 가을에 올 행복을
그러나 철없는 여인의 허무한 꿈
능금이 빨갛게 익기도 전에
사랑은 끝났는가
행복한 꿈의 계절 가을이 오기 전에

​ 지난 여름 능금이 익어갈 때
부풀은 가슴으로 가을을 기다렸지
그러나 가엾은 여인의 서러운 꿈
눈물만 얼룩진 추억을 두고
사랑은 떠났는가
풍성한 꿈의 계절 가을이 오기 전에 “


‘가을이 오기 전에’를 작사 작곡한 정진성 선생님은 우리 가요사의 수많은 명곡들을 만든 주인공입니다. 서라성 선배님의 ‘청포도 고향’, 태정 선배님의 ‘사랑을 가르쳐주세요, 나훈아 선배님의 ‘좋았다 싫어지면’ ‘너와 나의 고향’, 이용복 선배님의 ‘마지막 편지’, 도성 선배님의 ‘미운 여인’, 에보니스와 최안순 선배님의 ‘사랑의 집’, 에보니스의 ‘가랑잎’과 ‘추억’ 등등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노래들을 만들었는데요. 특히, 이영숙 선배님의 ‘가을이 오기 전에’는 가을이면 라디오에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는 애창곡으로 사랑받았죠.

이영숙 선배님은 솔로 활동 뿐 아니라, 동생인 이영일 선배님과 ‘추억이 푸른 언덕’, ‘파란 마음 하얀 마음’을 부르며 남매 가수로 활동하기도 했고요. 1971년에는 윤정희, 남정임, 김창숙씨와 함께 ‘7인의 신부’에 주연을 맡으면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선보였는데요. 기독교에 귀의 하면서 사단법인 ‘한국 은빛 소망회’를 설립하고 운영하면서 봉사활동에 전념하다가 1996년 12월. 평소 봉사활동을 함께하던 교회 선배로부터 “청송교도소에 김태촌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교화해보라”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이영숙 선배님은 다른 재소자들에게 하듯 편지를 보냈고, 그렇게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연민이 우정으로, 그리고 우정이 사랑으로 발전하면서 두 사람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8년 부부의 연을 맺어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2013년 남편인 김태촌씨가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이영숙 선배님 역시 3년 후 오래전부터 투병했던 암이 재발 하면서 남편이 뒤를 따라가고 말았습니다.

​사람은 떠나도 추억은 남고, 기억은 사라져도 아련한 느낌이 마음에 남아있고, 세월이 흘러도 좋은 노래는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는 법이죠. 헤어진 후에 더 슬픈 건, 같이 걷던 그 거리, 함께 갔던 골목 구석구석의 단골집, 같이 듣던 노래가 모두 예전 그대로이고, 추억도 여전히 손 끝에 남아 있는데, 지금은 둘이 아닌 혼자만 남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서일지 모릅니다. 지난 추억이 자꾸만 마음에 스며드는 가을인데요. 부디 올가을엔 가슴 아픈 이별이 없기를, 이별해야 한다면 서로에게 아픈 이별 대신 고운 추억만 남기고 떠나는 아름다운 이별이기를 바래봅니다.

posted by cozboy549g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