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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똑 똑.

심호흡이 필요한 순간이다. 후우우. 반사적으로 반쯤 꺼내든 지팡이를 겨우 다시 품속에 찔러넣었다. 떨리는 동공을 눈꺼풀로 지그시 눌러 감아 뜨자 오른쪽 책상 언저리에 선 녀석이 보인다. 같은 기숙사를 배정받고도 몇 해가 지나는 동안 단 한 마디도 나눠보지 못한 나의 은발 동창생. 학구열이 높은 유형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 깊은 새벽까지 여기서 뭘 하려는 수작이지?

"'마법 생명체 돌보기'? 혹시 기숙사를 착각한 것 아냐?"

드레이코 말포이가 이죽거렸다. 그리고 나는 이런 부류를 상대하는 법을 안다. 오, 너무도 잘 알고 있지. 그는 이제 제법 기대에 찬 눈으로 내 표정을 훑어 살피기 시작할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얼굴빛을 바꾸거나 그를 노려보지 않았다.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다만 '안타깝구나, 네 인생'이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작게 비웃었을 뿐. 여차하면 빠르게 외울 방어 마법도 몇 가지 떠올려냈다. 그리고 다시 펜촉을 종이에 대려는 참이었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
"뭐?"

예상을 벗어난 그의 태도는 나조차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나는 결국 펜대를 내려놓고 말포이의 얼굴을 올려다보고야 말았다. 그렇게 마주한 이 악명 높은 동급생은 연회장이나 수업에서 기행을 벌이던 녀석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껑충 커다란 키에 쭈뼛대는 꼴이 무척 한심스러웠다. 네 잔당은 다 널 떠난 거야? 왜 유령처럼 떠돌며 시비야? 한바탕 쏘아붙이고 싶은 적개심과 욕지기가 한꺼번에 밀려왔지만 놀라운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적어도 먼저 굽히고 들어온 것은 녀석이 아니었나. 한심해 보인다는 이유로 욕을 먹어야 한다면, 이 호그와트 어디에도 자유로운 이는 없을 것이다.

"다정한 척 말을 거는 건 익숙지 않아서."
"기대하지도 않았어. 용건이 뭐야?"
"...기숙사를 착각한 것 같진 않군."

비꼬지 않으면 안 되는 병이라도 걸린 건가. 일말의 인내심조차 바닥을 드러내려는 참이었다. 슬슬 지팡이를 꺼내 이 센 척하는 찌질이에게 진짜 순수혈통의 맛을 보여줘야 하나. 그러나 드레이코 말포이는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더니 내 어깨에 둘러 덮었다. 두껍고, 까끌거리며, 알싸하고 매운 향이 나는 담요였다.

"날 도와줘야겠어."
"싫어."
"동이 트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추울 거야."
"귀찮아."
"여명 백조의 새끼들이 공격을 받았어. 정오가 되기 전에... 어미가 떠나기 전에 치료해 주고 싶어. 도와줘. 제발."

그리고 이 일은 비밀로 해 달라고 애원하겠지! 나는 이 미련한 녀석의 침울한 표정을 더는 두고 볼 재간이 없다. 이번 딱 한 번만 도와주는 거야. 귀하디 귀한 여명 백조에 관한 일이니까. 절대로 그다음은 없어!




Psst! 뒷자리에서 공부하던 드레이코 말포이가 부르는 소리, 한차례 무시당하자 의자를 빼고 일어나 다가오는 발소리, '나'의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 기어코 이끌려 나간 이른 새벽녘의 숲속, 두 사람이 한참 숲을 거니는 소리, 기묘하고 신비로운 동물들의 울음 소리...


* * *


츤츤..



* * *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위 글은 '해리 포터'를 원작으로 직접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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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말포이 #금지된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