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 때부터 자연을 좋아하던 아내의 꿈은 지리산 자락에 집을 짓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의사로 늘 바쁘게 일했던 남편은 선선히 아내의 꿈에 동의했다. 천상 도시 남자인 남편이 시골 생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아내는, 시골살이를 연습할 수 있는 작은 집을 지었다. 그리고 남편이 시골 일에 익숙해질 무렵,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 첩첩산중에 새로운 집을 짓게 됐다.

지리산의 능선을 꼭 빼닮은 집은, 짙은 붉은색의 콘크리트로 시선을 끌고 담양의 대나무로 문양을 새겨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 대나무의 마디와 질감까지 생생한 붉은 집은, 비라도 내리면 물이 닿아 더욱 선명한 색을 띠게 된다고.

거실과 주방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직선과 삐죽하게 기울어진 지붕은 지리산의 능선을 닮아 자연에 스며든다. 거실과 침실에는 통창을 통해 드넓은 지리산의 풍경이 가득 들어오는데, 아름다운 풍광을 맘껏 보다 보면 여느 호텔도 부럽지 않다고. 침실에 연결된 작은 문을 열고 마당에 나오면 드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원래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삭막하고 황량했던 대지에 수백 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는 노력으로 아름다운 숲을 이뤘다.

시골에 내려와서도 도시 생활처럼 일만 열심히 했던 남편. 아내와의 시골 생활에서 잠시 쉬어가는 삶을 배우고 밝은 웃음을 되찾았다는데... 매일 함께 웃으며 신혼처럼 행복을 꽃피우는 집을 만나본다.

✔ 프로그램명 : 건축탐구 집 황혼에서 신혼으로
✔ 방송 일자 : 2023. 5. 2

#건축탐구집 #붉은콘크리트집 #집짓기
#지리산 #예행연습 #인테리어